우리 집에는 2마리의 여동생들이 살고 있었다.
그 중 큰 언니였던 말티즈 "나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글을 2019년 7월에 올렸었는데, 그 당시 블로그 활동을 하질 않았기 때문에
자주 활동했던 카페에 글을 올렸었다.
그때 당시의 기분을 어딘가에는 기록하고 싶었고,
기록할만한 곳이 카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젠 블로그를 시작했으니까, 내 블로그에 그 때 당시 글을 다시 옮겨와봤다.
https://cafe.naver.com/clubkiakue/1334063
안녕하세요. 켈군입니다.
그냥..제목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저를 아시는 회원님이건 ,모르시는 회원님이건 보셔도 되고, 그냥 넘기셔도 될 거 같습니다.
저는 현재 부모님 및 두마리의 여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한마리는 나리(말티즈)이며,
다른 한마리는 유리(포메) 입니다. ( 곰돌이 컷 이후... 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
나리는 제가 고등학교 입학 한 다음에 엄마가 아는 분께 입양해 온 아이라..
현재 거의 20살 가까이 된 노견입니다.
2년 전인가...병원에서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마음의 준비도 하라고 했었죠.
한쪽 눈은 백내장으로 실명한 상태에 치매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가만히 누워있는 걸 볼 때마다 숨은 쉬는지 정신은 있는지 확인하기 바빴습니다.
우선은, 저보다는 무뚝뚝한 아들만 둘 있는 집에서 그나마 딸처럼 나리를 이뻐해 주시던
엄마, 아부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유리한테는 미안하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유리를 처음 광주로 가서 입양해 온 이유는..
"나리가 갑작스레 떠나면... 엄마, 아버지에게 그 빈자리가 너무 크진 않을까 싶어서..
미리 강아지를 한마리 입양하고 키우다보면...
나리가 먼 곳으로 떠났을 때.. 그 빈자리가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서" 였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제가 원했던 것 처럼 되기도 했으며, 유리가 집에오자
오히려 나리도 예전보다 더 활발해 졌습니다.
나이차이가 많아서 그런지 둘이 싸우지도 않고.. 유리도 나리를 잘 따랐습니다.
유리한테 감사할 일이죠..
아무튼...유리를 입양한지도 이제 2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나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얘길 들었던 것도 똑같이 2년이 흘렀죠.
나리는 요새 하루종일 누워만 있다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그래도 제 냄새가 나는지
일어나서 저를 쫒아 다닙니다. 잠시 그러다가 다시 누워있죠..
어제는 그냥 평소와 다름없는 일요일이였습니다.
아침에 저는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나리는 누워있고.. 유리는 심심한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러다.. 오후에 정수기 아줌마가 정수기 점검해 주러 오셨다가
저희 집을 나가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얘 (나리)는 가만히 있네요? 괜찮은 거에요? "
뭐.. 강아지가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한건 아니겠지만..
정수기 아줌마는 이상하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저희집에 한 두번 오신 것도 아니고.. 유리야 그렇다쳐도..
아줌마가 오면 나리도 제대로 움직이진 못해도..짖긴 했으니까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평소처럼 제 방에서 게임이나 하고 있었습니다.
게임 시작 대기중에 방문 틈 사이로 보이는 마루에 누워있는 나리를 보고 있는데..
왠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정수기 아줌마의 얘길 들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게임을 끄고, 나리한테 갔습니다.
숨은 거의 안쉬고... 소리도 없고... 눈을 감은건지 뜬건지도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나리야" 살짝 흔들어 봤는데 안 움직입니다.
코에 손을 대 봤는데.. 제가 둔감한 건지 숨쉬는게 안느껴집니다.
배를 봐도 숨쉬는게 안보입니다.
계속 살짝살짝 흔드니까.. 그제서야 갑자기 자기도 놀랐다는 듯이 깨어납니다.
그리고는 잠시 일어나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합니다...
저보다 나리 본인이 더 깜짝 놀란거 같습니다..
그냥.. 소심한 A형의 심한 설레발일 수도 있고..
차라리 설레발이였으면 합니다.
조심스레 반려견 장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쇼크사 할 수 있다고.. 미용을 맡겨도 다들 거절을 해서..
그냥 집에 있는 가위로 안 다치게끔만 깍아주고 있습니다...
능력없는 오빠 만나서 고생이 많습니다.
강사모에 올려야 할 글을...탐레에 올립니다.
강사모 활동도 안하고... 유일하게 활동하는 카페가 탐레라서요...
주절 주절 말이 길었지만..
마음에 준비를 할 때가 온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나리"는 2019년 8월 12일 월요일 오후 집에서 조용히 하늘나라로 갔다..
"유리"는 "나리"가 없어진 빈자리를 잠시동안은 어색해 했지만, 잘 지내고 있다.
하늘나라에서는 잘 살고 있겠지,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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